등산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험하기로 유명한 영암 월출산을 다녀오고,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그 뒤론 산을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등산을 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요. 신입사원 연수로 지리산을 가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지리산 천왕봉. 겨울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첫날부터 끝없이 산을 올라가기만 했습니다. 평소 등산을 잘 안 하긴 해도 체력에는 자신 있었는데 쉬지도 않고 계속 올라가려니까 힘들긴 하더라고요.
하루 종일 올라가기만 했습니다. 저희 일정은 산장에서 하루 묶고 다음날 천왕봉 정상에 오르는 것이었는데요. 산장에 도착하니 얼마나 지치는지 온몸이 풀리는 거 같았습니다. 산장이 좁기도 하고 씻을 수가 없으니 너무 불편해서 빨리 등산이 끝나기만을 바라면서 잠들었었죠.
이튿날 새벽같이 일어나 또다시 천왕봉을 향해 전진. 결국 지리산 천왕봉을 정복했습니다. 오르기 전만 해도 힘들고 짜증 나고 빨리 등산이 끝나기만 바랬는데, 막상 산 정상에 오르니 성취감과 뿌듯함이 듭니다. 게다가 지리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광경에 가슴이 탁 트이는 감격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 산을 오르나 봅니다. 산이 주는 감격과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에게 삶의 의지와 용기를 가져다 주네요. 천왕봉에서 보는 일출을 보며 새로운 직장에서의 비전을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이제 끝없이 내려올 일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목표를 달성해서 홀가분해서 그런지 올라갈 때보단 덜 힘들더군요. 아침부터 하산하기 시작해서 오후 2시에 드디어 마지막 일정인 식사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중간에 깨어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동기들 모두 뻗어서 자고 있었습니다. 등산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처음 알았죠. 하지만 열심히 운동을 한 후의 그 개운함? 그런 기분은 절대 못 잊을 거 같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등반을 통해 지리산의 정기를 얻어 자신감도 갖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네요. 회사에서도 이런 것 때문에 연수 일정에 천왕봉 등반을 넣지 않았나 싶네요.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다시 한번 지리산 천왕봉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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