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후반 첫 직장. 2년을 못 버티고 퇴사를 했었죠. 그렇게 흘러 흘러가다 보니 지금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입사와 퇴직, 중소기업 취업 후 좌절에 대한 저의 경험담 공유합니다.
📝 목차
1. 대기업에서 과감히 탈출하다.
저의 첫 회사는 누구나 알법한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었습니다. 한 달간의 OJT와 해외연수를 통해 신입사원으로서의 기본소양도 체계적으로 배웠고, 연봉도 만족스러웠었죠.
정말 모든 게 다 좋았는데, 딱 하나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을 따라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현장에서 지내야 하는 일. 참 적응하기 힘들더라고요.
특히 고참직원들과의 숙소 생활은 사회초년생이었던 저에게 너무나 큰 고통이었죠. 개인 사생활이 없는 삶, 정처 없이 떠도는 삶보다 돈이 더 중요할까? 결국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2. 능력이 없으면 이직할 때마다 회사의 수준이 떨어진다.
저는 능력이 없었어요. 그 뒤로 여러 번 회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옮길 때마다 회사의 규모가 작아지더라고요. 결국 중소기업 같은 중견기업에서 꽤 오래 일하고 있습니다.
아마 여기가 제 마지막 직장이 되겠죠. 더 이상 이직을 한다 해도 받아줄 곳도 없으니까요. 대기업을 그만두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조직문화, 복지, 업무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3. 대기업과 비교한 중소기업의 현실
3.1. 연봉과 복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연봉과 복지부터 큰 차이가 납니다. 업무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죠. 반면 중소기업은 쥐꼬리 월급에 공기 빼고 모든 게 복지인 현실입니다. 연봉이나 복지야 회사 매출이나 이익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3.2. 체계는 없다. 그냥 닥치는 대로
가장 안타까운 건 중소기업만의 특징인 직원들이 이일 저일 다하는 개잡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원이 적은 곳이라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벗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마인드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종업원 100명 이상의 큰 회사로 성장하고, 한 분야에서 30년 이상 운영해온 회사조차도 누가 이 일을 해야 할지 아직도 정리가 안 됩니다.
결국 이리저리 핑퐁치다 가장 힘없는 조직이 잡부 역할을 하게 됩니다. 현장 엔지니어가 회계 업무를 하고, 사무실 건물 관리를 한다는 게 처음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대기업을 다닐 때만 해도 각 부서마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일이 생기더라도 가장 그 일에 적합하고 전문성을 가진 부서에서 처리합니다. 따라서, 본인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다니다 보니,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시키더군요.
3.3. 고질적인 중소기업 마인드
누가 이 일을 해야 회사 차원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당장 떨어진 일을 틀어막기에 바쁩니다.
그러다 보니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대기업을 다닐 때에는 나의 일에 대한 사명감과 정체성, 의미를 찾을 수 있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더군요.
분명 인원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예전 중소기업일 때의 마인드를 못 버리는 거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아무나 하면 된다는 식이죠.
제발 직원들을 아무 일이나 시키는 대로 하는 개잡부로 보지 않고 한 업무의 담당자, 전문가로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일을 할 수 있게 노력해 주면 안 될까요?
이직은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는 큰 결정입니다. 지금 이 순간 대기업 퇴사를 고민하고 계시나요? 다음 직장이 중소기업이 될 거 같다면 충분히 고민하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솔직히 젊었을 때 저의 선택을 많이 후회합니다. 그냥 버틸걸,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할 수 있었을 텐데, 많은 생각이 밀려옵니다. 부디 후회 없는 결정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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